Yoon Ecology


Launching a new resilience and SES research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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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launching a new research project about resilience and social-ecological system study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The project title is “Convergence study on social-ecological systems for urban resilience: theoretical foundation, practice development, and stewardship design”,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for 1 year. I would like to elucidate the social-ecological-semiotic processes occurring in cities; therefore, I will work under the environment of social science backgrounds and various collaborate with social scientists. The project includes theoretical review, a case study in urban landscapes, and stewardship practice for urban resilience, as written in the title. I expect the project will provide more obvious, advanced, and practical sense of research agenda about resilience and social ecological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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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그대들은 어떤 꿈을 꾸었습니까.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던 시절, 제 수업을 들었던 학부 1학년생을 생각하며 쓴 글입니다. 원래는 수업시간에 이야기로 전달하려 했으나, 강의 진도 나가기에도 벅찬 상황이라, 그리고 말로 했을 때 잘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아서 글로 썼습니다. 과거의 새내기 시절 생물학 수업을 들었던 제 모습을 떠올리며, 그리고 제 눈앞에 학생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썼습니다. 그냥 참고로 하시기 바랍니다.


 

1년 전 그대들은 어떤 꿈을 꾸었습니까. 수능 시험장 교문을 나가며 어눅어눅한 하늘 아래 어떤 꿈을 꾸었습니까. 혹은 대학 합격 소식을 확인하고 입시의 실패자이자 승리자가 된 순간, 어떤 대학 생활을 그렸었나요. 그리고 1년이 지난 현재 그대들의 생활은 어떻습니까. 그대들이 그렸던 꿈에 가까워졌나요. 아니면 그 꿈을 잊고 반복되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나요.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도, 아쉬운 성적을 받은 학생도 있습니다. 제 기대보다 낮은 중간고사 결과를 보면서 제 강의가 여러모로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제 학부 1학년 때의 모습을 돌이켜봅니다. 저 역시도 학부 1학년도 생물학, 화학 같은 필수 수업을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2,3학년 때 수업에 비해 1학년 수업 때 무엇을 배웠는지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생물학, 화학 수업을 듣다보면 고등학교 때 배운 것이네, 어렵지 않네, 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진도가 나가면서 모르는 것들이 나오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어느새 학기가 끝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교수님들의 강의가 훌륭하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1학년이어서, 고등학교 수업과는 다른 여러 낯설음 때문에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원서를 읽는 것부터 시작해서, 75분 수업, 자세한 설명보다는 핵심만 짚고 넘어가는 강의 템포, 대학 수업 특유의 사고 방식 등. 제 경우 3학년이 되었을 때 쯤, 대학 수업에 익숙해지고, 교수님의 강의가 원활히 이해되었던 것 같습니다.

몇 몇 학생들의 경우 본 생물학 강의가 어렵다고 이야기 합니다. 네, 일차적으로 제 강의가 좀 더 훌륭했더라면 여러분들이 더 쉽게 생물학 공부를 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이전과는 다른 대학의 수업 스타일에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고등학교 때 생물II를 공부한 학생의 경우, 이전에 공부했던 것을 바탕으로 쉽게 따라올 수 있겠지만, 다른 과탐 선택과목을 공부했거나 문과 학생의 경우 짧은 시간 동안 광범위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실, 한 챕터 한 챕터 마다 깊게 다루지 않아서 그렇지, 한 학기 수업으로서는 내용의 범위가 꽤 넓은 편입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생물학이 낯설거나, 어렵거나, 흥미 없거나, 지루하거나, 혹은 앞으로의 진로에 상관없을 수 있습니다. 제 강의가 별로고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수업시간에 만큼은 최선을 다하기를 권장합니다.

지금 와서 노력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수업에 대한 이해도나 성적이 크게 향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가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기 바라는 마음은, 이번 생물학 수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이후에 여러분들의 학습을 위해서입니다.

수능 끝나고 공부 끝일 줄 알았지만, 아직 대학 졸업까지 3년이나 더 남았습니다. 그 이후에도 취업을 하든, 대학원에 진학을 하든 많은 경우에 공부의 연속입니다. 요즘 ‘헬조선’이란 단어를 많이 쓰지요?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더라도, 꽤 현실적인 단어인 것 같습니다. 입시지옥 이후에도 계속 취업지옥, 노동지옥 등 계속 된 지옥의 연속입니다. 입시지옥에서 막 자유로워진 그대들에겐 죄송하지만, 입시지옥은 지옥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학교에서도, 학교 밖에서도, 삶은 공부의 연속입니다.

좀 더 느긋해도 되지 않을까요. 이번에 생물학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더라도,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더라도, 계속 노력하면 다음에 다른 수업을 들을 때는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계속된 공부를 위해, 다음에 여러분들이 진짜 듣고 싶은 수업을 잘 듣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노력의 보상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돌아옵니다. 수업 시간에 최선을 다하든, 다하지 않든, 시계는 그대들의 졸업식을 향해 돌아갑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값진 시간입니다. 시간의 무게는 물리적으로 동일하겠지만, 대학시절의 시간만큼 비싼 시간도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안하고가 당장의 결과에는 사소한 차이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소한 차이들이 4년 동안 누적되어, 사회에 나갈 때가 될 때 무시 못 할 큰 역량의 차이가 됩니다.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교과 과정의 모든 지식을 알아야 수능 치고 진학 할 수 있지만, 대학 과정에서 학습하는 지식이 나중에 사회 활동에 필요한 지식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생물학 수업을 듣는 학생 중에, 5년 후 10년 후에 이 수업의 내용을 활용하는 학생보다는 활용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을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학과정에서 중요한 학습 목표는 지식 습득에도 있지만, 그보다도 지식을 스스로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사회에 나가거나 대학원 진학을 한 이후부터는 여러분들의 학습을 도와줄 학원선생님 같은 존재는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지만, 이후에는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스스로 알아가야 합니다. 현재 여러 제약으로 인해 여러분들의 학습 능력을 키우기 위한 강의를 진행하지 못하는 것을 아쉽게 생각합니다. 대신 스스로 교과서를 읽고, 생물학 관련 도서를 읽고 글을 써봄으로서 그러한 능력이 향상되기를 기대합니다.

한 가지 학습에 대한 팁이 아닌 팁을 드리자면, 공부에 요령 따위는 없습니다. 정직한 공부, 강의를 통해 핵심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텍스트를 스스로 읽어서 내용을 이해하고,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은 다른 자료를 찾아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서 해결해나가는 것이 최선의 학습 방법입니다. 초중고 12년, 대학 4년, 대학원 6년, 포닥 2년, 도합 24년, 저는 여러분들보다 2배 가까운 시간을 공부한 사람입니다. (지겹게 공부했죠?) 때에 따라서는 요령껏 공부해야할 순간도 있지만, 장기간 봤을 때 요령 없이 기본에 충실히 정직하게 공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가급적 교과서를 읽어보기를, 가능하면 소리 내서 읽어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고 쓰고 있는 생물학 교과서 책은 상당히 읽기 쉽게, 어려운 문법이나 어려운 단어 없이 쓰였습니다. 교과서를 정독했을 때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첫째, 본 과목의 이해를 높일 수 있습니다. 둘째, 텍스트를 읽고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셋째, 영어 학습에도 도움됩니다. 어차피 여러분들 나중에 토익, 토플, 텝스, 혹은 어학연수까지 계속 영어 공부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영강은 일상적으로 영어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학술 영어 따로 있고, 토익 영어 따로 있고, 생활 영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눈에 잘 안들어오고 이해 안되더라도, 꾸준히 영어 교과서를 읽어보세요. 등하교길에 수업시간에 쓰이는 영어 교과서만 소리내서 읽어봐도 영어능력 향상에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아직 가르치는 능력도, 영어 능력도 여러모로 부족한 강사입니다. 시간이 부족해 양방향이 아닌 일방적인 강의를 하는 점도 아쉽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 부족함을 보완하기에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은 학기 동안 서로 즐겁게 공부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윤태경

2015.11.